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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근종, 크기보다 위치가 중요"... 작아도 위험할 수 있는 이유
과거에는 4050대 질환으로 여겨졌던 자궁 근종이 최근 2030대에서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건강검진이 일반화되면서 발견율이 높아진 영향도 있지만, 미세 플라스틱 속 환경호르몬이나 비만 같은 현대적 요인도 관련이 있다. 많은 여성이 '근종은 크기가 클수록 위험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크기보다 위치가 더 중요하다. 작아도 자궁 내막을 파고드는 점막하 근종은 심한 출혈과 빈혈을 일으키고 임신까지 방해할 수 있다. 자궁 근종은 언제 치료해야 하고, 임신을 계획하는 여성은 어떤 수술을 선택해야 할까? 산부인과 전문의 이지은 원장(메이퀸이지은산부인과의원)에게 물었다.
최근 2030대에서도 자궁 근종 환자가 늘고 있다고 하는데, 어떤 질환인가요?
네, 사실입니다. 자궁 근종은 예전에도 존재하던 질환이지만, 요즘 자궁 검진과 국가 검진이 일반화되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발견율이 증가했습니다.
자궁 근종은 자궁 근육이 여성 호르몬에 대한 이상 반응으로 근육의 밀도가 높아지고 세포 모양이 변하면서 생기는 종양의 일종입니다. 악성인 육종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기는 하지만 그 확률은 200명 중 1명, 약 0.5%로 매우 낮습니다. 다만 육종은 파급력이 세고 예후가 좋지 않은 암이기 때문에, 의심 소견이 있으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증상이 없으면 그냥 지켜봐도 되나요?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경우는 언제인가요?
의학적으로 구분이 명확합니다. 자궁 근종이 자라도 자각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근종이 작더라도 통증이 있거나, 월경량이 많아지거나, 부정출혈로 빈혈이 생기는 경우에는 약물이나 수술적 치료 같은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반대로 증상이 없더라도 근종이 계속 커지면 나중에 수술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수술을 권하기도 합니다.
또 방광염이나 생리 불규칙으로 오해하여 방치하는 환자도 있습니다. 불편한 증상이 나타나면 소변 검사와 초음파 검사 두 가지만 하면 구별이 어렵지 않기 때문에 검사를 받아보시는 게 좋습니다. 초음파에서 자궁 근종은 명확하게 보이고, 방광이 눌리는 것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크기보다 위치가 더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자궁 근종의 위치별 차이를 설명해 주세요.
자궁 근종은 세 가지로 분류됩니다. 첫째, 점막하 근종은 자궁 내막 안에 위치해서 월경할 때마다 출혈을 일으킵니다. 월경량이 많아져 빈혈이 생기고, 월경통도 심하며, 임신도 방해할 수 있어 가장 위험합니다. 둘째, 근층 내 근종은 자궁 근육 사이에 있는 것으로, 커지면 자궁 자체가 커져서 내막이 넓어지고 월경량 증가와 통증을 유발합니다. 셋째, 장막하 근종은 자궁 바깥으로 튀어나온 것으로, 아무리 커도 증상이 거의 없는 편입니다.
미세 플라스틱이나 비만도 자궁 근종과 관련이 있나요?
관련이 있습니다.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에서 나오는 비스페놀이라는 환경호르몬이 여성 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해서 근종을 자라게 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비만의 경우에는 비만 세포에서 에스트리올이라는 여성 호르몬이 만들어지는데, 이것이 자궁 근종을 키우는 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성관계가 자궁 근종을 키울 수 있나요?
성관계로 자궁 근종이 자라지는 않습니다. 다만 근종이 있는 분이 성관계 시 자궁 수축이 일어나면서 통증을 느낄 수 있는데, 그 통증 때문에 근종이 커지는 것으로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통증은 불편한 증상일 뿐, 성관계가 근종을 자라게 하는 것은 아닙니다.
폐경 후에는 자궁 근종이 더 이상 커지지 않나요?
폐경 후에는 에스트로겐이 줄어들기 때문에 근종이 더 이상 커지지 않고, 오히려 줄어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성 호르몬이 없는 폐경기에 근종이 자란다면 육종으로 변질됐을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강력히 권합니다.
하이푸 시술, 로봇 수술, 약물 치료 등 치료법 선택 기준이 있다?
치료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환자의 가임력 보존 여부입니다. 점막하 근종은 착상을 방해하고 유산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가임기 여성은 반드시 제거 후 임신을 시도하도록 권합니다. 하이푸 시술은 점막하 근종에는 괜찮지만, 근육층에 있는 근종에 시행하면 근층이 손상되어 임신 시 자궁 파열 위험이 있어 권하지 않습니다. 근층 내 근종이면서 임신을 계획하는 경우에는 로봇 수술이 가장 추천됩니다. 약물 치료는 일시적으로 폐경 상태를 만들어 근종 크기를 줄이는 것으로, 수술 전 처치로 사용되며 약물만으로 영구적 관리는 어렵습니다.
로봇 수술을 모든 여성에게 권하시는 건 아니죠?
가임력 보존이 필요한 젊은 여성에게는 100% 로봇 수술을 권합니다. 하지만 출산이 끝나고 연세가 있으신 분들이 출혈이나 건강 관리 목적으로 수술하는 경우에는 굳이 로봇 수술을 권하지 않습니다. 로봇 수술은 까다롭고 마취 시간이 길기 때문에, 간단한 기본 수술로 3~40분, 1시간 이내에 끝낼 수 있다면 그 편이 더 바람직합니다.
치료 후 재발 방지나 예방을 위해 실천할 수 있는 생활 수칙이 있나요?
자궁 근종은 여성 호르몬 의존성 종양이기 때문에 여성 호르몬의 영향을 줄이는 방향으로 생활하는 것이 좋습니다. 환경호르몬 노출을 줄이기 위해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자제하고, 비만 방지를 위한 식이요법과 운동도 권합니다. 다만 이런 노력만으로 큰 효과를 거두기는 어렵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진단과 적절한 시기의 치료입니다. 아주 작은 근종을 미리 수술할 필요는 없지만, 거대해지기 전에 추적 관찰을 꾸준히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